음력 시월이 되면 문중이나 집안 어른들이 선산에 모여 시제를 지냅니다. 올해 처음 축문을 맡게 되었다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시제 축문은 묘소 앞에서 조상께 한 해 한 번 올리는 제사를 알리는 글로, 묘제 축문이라고도 부릅니다.
시제 축문의 기본 양식과 줄별 뜻, 함께 읽는 토지신 축문, 기제사 축문과 다른 점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집안마다 쓰는 글귀가 조금씩 다르니 어른들께 전해 오는 양식이 있는지 먼저 여쭤보세요.
시제 축문 양식
시제 축문은 날짜, 제사를 올리는 사람, 받는 조상, 계절 인사, 제물을 올린다는 말, 흠향을 청하는 말 순서로 씁니다. 널리 쓰이는 묘제 축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묘제 축문 예시
維歲次 ○○ 十月 ○○朔 ○○日 ○○
○代孫 ○○ 敢昭告于
顯○代祖考 ○○府君
顯○代祖妣 ○○○氏 之墓
氣序流易 霜露旣降
瞻掃封塋 不勝感慕
謹以 淸酌庶羞 祗薦歲事 尙
饗
○ 자리에는 그해 간지와 날짜, 제사를 올리는 후손의 이름, 조상의 대수와 관직 또는 학생, 할머니의 본관과 성씨를 넣습니다. 마지막 尙과 饗은 줄을 바꾸어 饗을 한 칸 올려 쓰는 것이 전해 오는 방식입니다.
시제 축문 줄별 한글 풀이
| 원문 | 읽는 법 | 뜻 |
|---|---|---|
| 維歲次 ○○ 十月 ○○朔 ○○日 | 유세차 ○○ 시월 ○○삭 ○○일 | ○○년 시월 ○○일에 |
| ○代孫 ○○ 敢昭告于 | ○대손 ○○ 감소고우 | ○대손 ○○가 삼가 아룁니다 |
| 顯○代祖考 ○○府君 之墓 | 현○대조고 ○○부군 지묘 | ○대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에 |
| 氣序流易 霜露旣降 | 기서유역 상로기강 | 계절이 바뀌어 서리와 이슬이 내렸습니다 |
| 瞻掃封塋 不勝感慕 | 첨소봉영 불승감모 | 묘소를 살피고 쓸며 그리운 마음 이길 수 없습니다 |
| 謹以 淸酌庶羞 祗薦歲事 尙饗 | 근이 청작서수 지천세사 상향 | 맑은 술과 음식으로 해마다 올리는 제사를 드리오니 드시옵소서 |
뜻을 알고 읽으면 낯선 한문도 조상께 드리는 인사로 들립니다. 축문을 읽을 때는 모두 무릎을 꿇거나 고개를 숙이고, 축관이 천천히 소리 내어 읽습니다.
토지신 축문도 함께 읽는 이유
시제에서는 조상 묘제를 올리기 전이나 마친 뒤 묘소 옆에서 토지신께 따로 제를 올리는 집안이 많습니다. 산신제나 후토제라고도 부르며, 묘소를 지켜 주는 땅의 신께 감사를 전하는 뜻입니다.
토지신 축문 예시
維歲次 ○○ 十月 ○○朔 ○○日 ○○
○○ 敢昭告于
土地之神 ○○ 恭修歲事于
○代祖考 ○○府君之墓
維時保佑 實賴神休
敢以酒饌 敬伸奠獻 尙
饗
"해마다 올리는 제사를 공손히 받드니, 늘 묘소를 지켜 주심은 신의 덕이라 술과 음식으로 공경히 올립니다"라는 뜻입니다. 토지신 제사는 간단한 상으로 따로 차리고, 조상 묘제보다 짧게 마칩니다.
시제 축문과 기제사 축문 차이
기제사 축문은 돌아가신 날 밤에 집에서 읽고, 시제 축문은 가을에 묘소에서 읽습니다. 그래서 계절과 날을 말하는 구절이 서로 다릅니다.
기제사 축문, 歲序遷易 諱日復臨(해가 바뀌어 돌아가신 날이 다시 왔습니다)처럼 기일을 말합니다.
시제 축문, 霜露旣降 瞻掃封塋(서리가 내려 묘소를 살핍니다)처럼 계절과 묘소를 말합니다.
받는 조상, 기제사는 대개 부모부터 고조까지, 시제는 그보다 윗대 조상을 모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점
한문이 어렵다면 한글 축문으로 써도 됩니다. 날짜, 올리는 사람, 받는 조상, 계절 인사, 음식을 올린다는 말, 드시라는 말 여섯 가지만 순서대로 넣으면 뜻이 온전히 전해집니다.
시제나 성묘처럼 장례 뒤 이어지는 일까지 미리 알아 두고 싶다면 상담에서 함께 정리해 보셔도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시제 축문은 양식만 익혀 두면 해마다 날짜와 이름만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청주와 충주 같은 충북 지역에서 장례와 장지 정보를 찾으신다면 도음을 이용해 보세요.
